‘해명 요구’ 청원 하루 만에 1만명 동의…교육감 답변해야
교원단체 "교육감이 갈등 조장·교권 실추" 공개 사과 요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학교에는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조 교육감이 사과문까지 올렸지만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는 해명과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고, 교원 단체들도 조 교육감을 비판하는 성명문을 내놨다.
16일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교육감님이 페이스북 게재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에 대한 해명을 청원합니다’ 등의 청원글이 연달아 올라왔다. 특히 이 청원 글은 게시 하루 만인 16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1만 17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시교육청 시민청원은 등록 후 30일 내 1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교육감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이 청원글 작성자는 "'일 안 해도 월급받는 그룹' 과 '일 안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 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요구한다"며 "교육감이라는 자리에서 학교 현장에 대한 인식을 위와 같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 상에서 문맥이 읽힌다. 학교 교육을 담당하는 주체들 사이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사기 저하 우려가 심각히 우려된다"고 썼다.
그러면서 "괜히 한 말씀이 아닌 무엇인가 마음속에 정하고 글을 쓴 것으로 파악된다"며 "교육주체들 간의 불필요한 논쟁 및 비난을 막기 위해 해당 글을 작성한 교육감님께서 직접 해명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도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조희연 교육감 사퇴를 촉구합니다' ‘교육감의 진솔한 공개 사과, 사고의 일대 전환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 교원 단체 "교육감 발언은 명백한 교원 명예훼손"
교원 단체들도 잇따라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는 이날 성명문을 내고 "조 교육감은 교원 명예훼손, 교권 실추 책임지고 공개 사과하라"고 밝혔다.
서울교총은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 도대체 누구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만일 교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면 명백한 명예훼손이고 교권 실추를 자행한 것"이라며 "반드시 책임지고 공개 사과를 통해 교육수장의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이날 성명문을 통해 "조 교육감의 실언은 (우한)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학교 현장과 교원들을 무시하고, 왜곡된 평소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국가적 재난 극복과 교육계 단합에 솔선수범해야 할 교육감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의 역할은 개학 연기에 따른 후속대책을 마련해 학교의 부담을 덜어주고, 코로나 극복에 협력을 끌어내는 일"이라며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 운운하며 학교사회를 편 가르기 해 싸움 붙이는 꼴사나운 상황을 연출하는 것은 교육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은 일이며, 정치적 행태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의 표현을 두고 교육계에선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은 교사를, '일 안 하면 월급 받지 못하는 그룹'은 조리 종사자, 돌봄사 등 교육 공 무직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조 교육감은 논란이 커지자 2시간 만인 오후 7시쯤 "오해를 촉발하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며 "결코 교사 대 비(非)교사의 구분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댓글로 해명했다. 오후 8시에는 정식으로 "상처를 받으신 선생님들께 깊이 사과드린다. 선생님들께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2020-03-16 02:51:3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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