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 "공 움직임 봤으면 경기위원 불렀을 것"… "육안 확인 못하는데 비디오 증거 채택" 비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2012년 이 대회 다섯 번째 정상에 오를 때 16번 홀에서 기록한 버디를 연상시켰다. 당시 우즈도 티샷을 러프로 보냈지만 플롭샷으로 버디를 잡아내 구름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대회를 주최하는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람의 16번 홀 플레이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샷"이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 버디는 경기 후 보기로 바뀌었다. 람이 샷을 하기 전 공 뒤 잔디에 클럽을 대는 과정에서 공이 살짝 움직였기 때문이다. 람은 경기 후 "공이 움직인 걸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방송 중계 카메라의 슬로모션 화면에는 공의 미세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PGA 투어는 스코어 카드를 접수하기 전 람에게 슬로 비디오를 보여줬다. 람은 "미처 알지 못했지만 공이 움직였다"며 벌타를 받아들였다. PGA 투어는 이에 따라 람에게 2벌타를 부과했다. 공을 움직이게 한 것에 대해서는 1벌타(9.4b),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한 벌은 2벌타(14.7a)다. 그런데 왜 3벌타가 아니고, 2벌타일까. 하나의 관련된 행동으로 규칙을 여러 번 위반한 경우에는 그 중 더 높은 단계의 페널티가 적용된다(1.3c(4)).

골프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닉 팔도(잉글랜드)는 "슬로 비디오를 보면 공이 원래의 지점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다. 딱 딤플 한 개 차이다"고 했다. 역시 골프 해설가인 이안 베이커 핀치(호주)는 "룰 적용에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한 건 비디오 증거를 사용할 때 ‘육안’ 기준 적용과 관련한 것이다.
골프 규칙(20.2c)은 "비디오 화면에 나타난 사실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 그 사실이 규칙 위반을 나타내더라도 그 비디오 증거는 무시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이 움직이는 걸 육안으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인데 왜 비디오 증거를 채택하느냐는 뜻이다.
람은 결과적으로 2벌타를 받았지만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위 파머(6언더파)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고, 세계 랭킹 1위에도 등극하게 됐다.
람은 "공이 움직이는 걸 봤더라면 아마 규칙 위원에게 뭔가 말하거나 질문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이패드 화면을 확대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 규칙은 명확하고 공은 움직였다. 내 생애 가장 멋진 샷이 될 수도 있었는데 달콤하면서 씁쓸하다. 어쨌거나 그 샷이 우승을 안겨줬다. 역시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했다.

July 20, 2020 at 09:2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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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의 All That Golf]람의 2벌타 논란... 과연 적절한 판단일까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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