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이주 열풍 끝났나 : 제주 : 전국 : 뉴스 - 한겨레
한달 평균 1420명 증가 2015년 정점 이후 내리막길
9월 87명 증가에 그쳐…땅값 하락·미분양 주택 속출
제주 인구는 올해 들어 한 달 평균 337명이 늘어나는데 그쳤다. 제주시가지 전경. 한겨레 자료
지난 7~8년 동안 제주에 몰아닥친 이주 열풍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내 곳곳에 짓는 공동주택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치솟던 땅값도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11일 제주도 등이 발표하는 주민등록인구 현황(외국인 제외)을 보면 지난달 말 현재 제주도 인구는 67만895명으로 지난해 12월 66만7191명에 견줘 3704명이 증가했다. 올해 들어 한 달 평균 337명이 늘어나는데 그친 셈이다. 특히 지난 9월에는 89명만이 늘었다. 지난 2009년 12월(108명 감소) 이후 제주지역 인구 증가 폭이 100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10년 만이다. 지난 10월에는 128명, 지난달 157명이 증가했다. 전출보다 전입이 초과한 순유입 인구는 지난해 9월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해 지난 9월에는 42명에 그쳐 2011년 12월(-12명)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지역의 인구는 제주 이주 열풍이 불기 시작한 지난 2012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서 한 달 평균 최고 1400여명이 제주로 몰려왔다. 제주도내 인구는 2011년 말 57만6156명으로 전년도 말에 견줘 1099명이 감소했으나, 이듬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2년 58만3713명으로 7557명이 늘어나는 등 한해 1만명 이상씩 급증했다. 제주도내 이주 사유는 직업(취업, 직장이전 등)이 가장 높았고, 가족(가족과 함께 거주 또는 결혼 등), 자연환경(건강, 전원생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농반어의 한적한 해안마을이었던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 변은 7~8배 이상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최근 3~4년 사이 다른 지방에서 들어온 이주민들이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등을 잇따라 열어 카페촌으로 변모하면서 생긴 변화다. 한겨레 자료사진
그러나 증가 폭이 2016년 1만7202명을 정점으로 줄기 시작해 2017년에는 1만5486명으로 전년보다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줄었으며, 지난해에는 1만108명으로 증가 폭이 더 감소했다. 올해는 증가 폭이 4천여명을 넘어서지 않을 전망이다. 서귀포시 인구는 지난 8월 18만1889명을 정점으로 지난달에는 224명이 줄어든 18만1665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구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치솟던 땅값도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의 통계를 보면, 제주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2014~2016년에 124~271가구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7년부터 급증해 2017년 1271가구, 2018년 말엔 1295가구로 역대 최고에 이르렀다. 지난 10월에도 미분양 주택은 1116가구나 됐다.
또 올해 3분기 제주지역 땅값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하락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떨어진 지역은 제주뿐이다. 전국 평균 2.88% 올랐으나 제주지역은 0.44% 떨어졌다. 제주지역 땅값은 지난 1월 0.22% 오른 뒤 2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섰고, 지난 5월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가 0.47%가 떨어져 제주시의 0.42%보다 하락 폭이 컸다. 토지 거래량도 올해 3분기 3만1657필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3908필지보다 27.9% 줄었으며,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8.2%나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제주지역 땅값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하락했다. 전국에서 땅값이 떨어진 지역은 제주뿐이다. 사진은 제주국제공항청사.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주지역 인구변동과 관련한 보고서를 보면, 제주지역의 인구 순유입 감소 원인으로 관광과 건설 등 주력산업의 부진으로 지역경기가 둔화하고 타지역 기업의 도내 이전이 저조해 소득창출 및 취업기회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2015년 5.3%(전국 평균 2.8%), 2016년 7.3%(2.9%)로 치솟았던 제주지역 경제성장률이 2017년엔 4.9%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4% 초반대로 떨어졌다. 도내 이전기업도 2012~2015년에 해마다 7~10개 기업이 타지역에서 제주로 옮겨왔으나 2016년과 2017년에는 1개 기업씩 이전했고, 지난해에는 없었다. 또 국제학교와 혁신도시 및 해군기지 등 대규모 인구 유입의 원인이었던 개발사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반면 부동산 가격 및 생활물가 상승 등 정주 여건이 악화한 것도 제주 이주 장점이 줄어든 원인으로 분석했다. 2015~1018년 평균 지가상승률은 6.6%(전국 평균 3.4%), 생활물가상승률 1.4%(전국 1.4%), 아파트 가격 상승률 4.6%(전국 1.7%) 등이 전국 수준을 크게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제주도가 최근 몇 년 사이 너무 붐비는 바람에 제주다움을 잃어버려 실망해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또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이주 열풍도 사그라지는 추세로 보인다”고 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제주도 인구나 관광객 수가 임계점에 왔다. 저가항공 취항과 개발사업 호황 등으로 지난 10년 동안 인구와 관광객이 급증했고, 부동산값도 크게 올랐다. 제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인구나 관광객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2019-12-12 02:53:1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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