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17살 최종 '음성' 판정…영남대병원 실험실 오염 가능성 - 한겨레
보건당국, 3곳서 검사 교차 검증
“부정확한 결과 나왔던 것은
실험실 일부 오염 따른 가능성”
영남대병원 검사 잠정중단
19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남대병원에 마련된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에서 폐렴 증상을 보이다 숨진 17살 고교생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처음 검사를 실시한 영남대학교병원의 실험실 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해당 병원의 검사를 중단시키고 이전 검사들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숨진 고교생 ㄱ군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대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동시에 진단검사를 시행해 교차 검증한 결과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객관적 진단검사를 위해 (방대본 포함) 총 3곳에서 진단검사를 시행했고, 이후 진단검사관리위원회에서 판단한 결과 음성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주치의 등으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도 이날 ㄱ군의 검사 결과와 임상 의무기록 등을 토대로 논의한 결과,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이 아니며 추가 부검이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ㄱ군은 지난 13일 발열 등 증상을 보여 경북 경산중앙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징후가 나타나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ㄱ군을 대상으로 총 13회의 코로나19 검사가 이루어졌다. 앞서 호흡기 검체에 대한 12회의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으나 숨진 당일 실시한 13회차 검사에서 소변과 가래로부터 부분적인 양성 소견이 나온 것이다. 유천권 방대본 진단분석관리단장은 “미결정 반응을 보인 호흡기 세척물, 혈청, 소변 등 잔여 검체를 인계받아 재분석을 시행한 결과 질본과 (다른) 모든 시험기관의 검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 실험실이 일부 오염됐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부정확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 단장은 “영남대병원으로부터 검사 원자료를 제공받아 재판독한 결과 환자 검체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음성인) 대조군 검체에서도 유전자증폭검사(PCR) 반응이 확인됐다”며 “실험실 오염 또는 기술 오류 등으로 인한 미결정 반응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 민관 진단검사 전문가로 구성된 코로나19 진단관리위원회를 열고, 영남대병원 실험실을 점검하기로 했다. 영남대병원은 이날부터 코로나19 검사를 잠정 중단한다. 임상 검사 결과가 항상 일정한 정확도와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권 부본부장은 “영남대병원에서 최근 시행된 다른 검사에서도 잘못이 발생했는지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잘못 나온 원인에 대해) 조사를 철저히 해서 과거에 이루어진 검사 결과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다만 이번 검사 결과가 진단키트의 신뢰성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권 부본부장은 “다른 검사기관에 대해서도 계속 평가와 모니터링을 해오고 있고 (진단키트의) 정확성에 대해서도 (방대본이) 계속 공개적으로 밝혀오고 있다”며 “진단 제제의 신뢰성에 대해선 추호도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경북 예천에서 25살 남성이 완치 뒤 재감염 판정을 받은 데 대해서도 방대본은 “(아직) 따로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기저질환이 있거나 임산부처럼 면역이 많이 떨어진 경우에는 항체 형성에 문제가 발생해 코로나바이러스 자체에 대해 방어력이 떨어진 상태다. 이때 시간이 흐르면서 바이러스의 복제가 왕성해지고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2020-03-19 10:16:46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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