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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테크] 빛의 과학, 야간 스포츠를 밝히다 - IT조선

golfsportchanel.blogspot.com
입력 2020.12.12 06:00

토종 강소기업 블루카이트, LED 조명 세계적 강자로 우뚝
야간골프에 새바람… 5G 시대 이끌 스마트 조명도 개발 중

도시의 밤은 화려하다. 회색빛의 낮과는 전혀 다르다.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와야 도시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그 중심에 있는 게 조명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밤은 한참동안이나 암흑의 시간이었지만 인공 빛은 밤을 또다른 낮으로 바뀌어 놓았다.

조명은 스포츠 세계도 바꾸고 있다. 어스름한 달빛 아래서 홀로 슈팅을 하거나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며 연습했다는 얘기는 전설이 된지 오래다. 지금은 대낮처럼 훤히 밝힌 구장에서 퇴근 후 직장인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친다.

뉴욕 양키스 스타디움의 야간 조명 모습. 국내 기업인 블루카이트가 조명을 맡았다. 양키스 타자들은 ‘빛의 품질’에 대해 “투수가 던진 공의 실밥까지 보인다”고 했다. / CBS방송 화면 캡처
낮과 밤의 경계를 허무는 조명의 세계에서 첫 손에 꼽히는 게 국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업체인 블루카이트다. 2014년 서강대 동문 상장기업들이 설립한 산학협력기업이다. 최대 주주인 서강대를 비롯해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 KMW와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세방전지, 인터넷 전문기업 플랜티넷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블루카이트는 짧은 역사에도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시애틀 매리너스를 시작으로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구장의 조명 교체를 담당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국내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조명도 담당했다.

회사 설립과 동시에 시애틀 매리너스의 조명 교체를 담당했던 블루카이트는 2015년 MLB의 상징과도 같은 뉴욕 양키스의 스타디움 조명을 맡으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당시 시애틀 원정 경기에서 ‘빛 맛’을 본 뉴욕 양키스 타자들 요청에 못 이겨 구단이 새 조명 시설을 깔게 됐다. 양키스의 타자들은 ‘빛의 품질’에 대해 "투수가 던진 공의 실밥까지 보인다"고 했다. 블루카이트는 2016년엔 국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사직구장 조명을 맡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피드 스케이트장 모습. 0.001초로 승부를 다투는 경기에서는 빛 떨림 현상을 최소화해야 느린 화면도 선명하다. 블루카이트는 자체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 블루카이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밤을 밝힌 것도 블루카이트의 LED 조명이었다. 평창은 동계 올림픽 사상 최초로 LED 조명을 도입했는데 블루카이트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GE나 필립스 같은 거대 회사들을 제쳤다. 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올림픽은 0.001초를 다투는 경기인데 촬영한 영상을 느린 화면으로 돌리면 전자파 조명 때문에 빛 떨림 현상이 발생한다. 이 전자파를 방지하려면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컨버터 기술이 중요하다. 블루카이트는 독자적인 컨버터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블루카이트의 또 다른 핵심 기술은 빛을 모아주는 ‘리플렉터’다. 보통의 조명은 LED 소자에 렌즈를 씌운다. 이럴 경우 빛이 퍼진다. 블루카이트는 역발상을 했다. 리플렉터 기술을 이용해 빛을 모으고 원하는 방향으로 쏘아줬다. 빛 공해를 없애면서 효율성은 높인 것이다. 여기에 블루카이트 LED 조명은 발열 온도도 낮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생업체지만 이런 독자적인 기술들을 갖게 된 건 블루카이트의 주주로 참여한 KMW가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를 만들던 회사로 발열과 컨버터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덕분이다.

블루카이트 조명을 설치한 골프장의 모습. 리플렉터라는 기술을 적용해 코스는 균일하게 밝지만 그외 지역으로는 빛의 누설이 없다. / 블루카이트
블루카이트는 골프장 조명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기후가 점차 아열대로 바뀌면서 야간골프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국내 골프장 중 라싸, 써닝포인트, 인터불고경산, 한맥, 알펜시아, 소노펠리체, 이븐데일, 서서울, 베스트밸리, 파라지오, 클럽D보은, 제주 샤인빌 등이 블루카이트 LED 조명을 사용하고 있다. 이미 일본 네 곳, 동남아 세 곳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루카이트 조명은 골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기존에는 ‘벌크빔’이라고 해서 큰 조명 하나로 불빛을 때렸다. 하지만 산악형이 많은 국내 골프장은 굴곡이 심해 이런 방식으로 하면 어떤 곳은 밝고, 어떤 곳은 어두운 현상이 발생한다. 리플렉터를 사용한 블루카이트 조명은 빛을 5~6개 정도로 쪼개 원하는 방향을 골고루 비춘다. 덕분에 코스 전체가 균일하게 밝다.

장흥순 블루카이트 대표는 "우리 조명이 설치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한 골퍼들은 빛이 시원한 느낌이 나고, 그린에서도 라인이 훨씬 잘 보여 퍼팅할 맛이 난다며 다른 곳은 가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야간에 열리는 프로골프 대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냐"고 했다.

장흥순 블루카이트 대표가 LED 조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앞에 보이는 건 조명의 방열판 부분이다. / 김세영
블루카이트는 다양한 ‘조명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스마트 가로등’이다. 과거의 가로등이 단순히 빛을 제공하는 ‘깡통 등’이었다면 현재는 LED 기술을 이용한 효율이 뛰어난 등으로 발전했다. 미래에는 단순한 가로등의 기능을 뛰어넘어 폐쇄회로TV(CCTV)와 IoT(사물인터넷) 센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이 결합돼 여성이나 아이들을 각종 범죄로부터 지켜주거나 가로등을 5G의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벤자민 프랭클린(170~1790년)은 연(카이트)을 이용해 번개가 전기라는 걸 최초로 증명했고, 피뢰침을 발명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렸다. LED의 푸른빛을 연구하는 또 다른 카이트가 우리의 일상과 스포츠를 밝게 변화시키고 있다.

김세영 기자 sygolf@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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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2,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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